화폐를 손상시키는 행위와 증가시키는 행위, 또 암호화폐

Posted in 라이프/일상다반사 by 약간의여유

손상된 화폐가 해마다 상당량이 된다고 한다.

지난해 손상된 화폐, 5t 트럭 99대 분량 : 금융·증권 : 경제 : 뉴스 : 한겨레

2017년 한해 동안 여러 이유로 손상돼 폐기한 화폐는 5t 트럭 99대분으로, 이를 모두 쌓을 경우 백두산 높이의 2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6일 “2017년 폐기한 손상화폐는 6억장, 3조7693억원으로 전년(금액) 대비 21% 증가했고, 손상 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617억원”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손상 화폐를 대체하는 데 소요된 비용 617억원은 아마도 다시 돈을 찍어내서 해결했을 것이다. 돈을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으니 직원 월급 걱정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지폐를 불태우는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한 것이다."

지폐가 없어지는 만큼 다른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화폐의 가치가 상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돈을 불태우는 사람을 영웅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 그가 돈을 불태우는 만큼 나는 더 부유하게 되었으니까.

반면, 누군가 통화를 마구 찍어서 공급한다면 나는 손해를 보게 된다. 

암호화폐는 어떻게 볼 것인가? 암호화폐가 시중에 유통되는 만큼 통화가 증가하게 되는 것일까? 지금 암호화폐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대부분 투자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암호화폐가 공급될수록 그것을 구매하기 위한 법정통화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물론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법정통화를 당초부터 소비목적이 아니라 어차피 다른 자산의 투자목적으로 갖고 있었다면 통화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효과는 그만큼 적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암호화폐로 통화량이 줄었다거나 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된다. 

다른 사람이 암호화폐를 갖고 장난치는 것이 나의 자산 변화에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가치가 급상승하게 되고 나중에 엄청난 암호화폐를 갖는 사람이 환전을 해서 돈을 펑펑 쓰게 될 경우 물가가 상승되어 나는 그만큼 가난하게 될 것이다. 재화의 생산량이 늘어 물가가 상승하지 않더라도 나는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게 된다.

지금 일반인이 갖는 암호화폐에 대한 두려움은 폭락에 대한 것보다는 폭등에 대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