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도박이냐 투기냐 투자냐

Posted in 시사/사회 by 약간의여유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는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도박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박은 참여자의 기술적인 능력을 배제한 채 수익 가능성이 순전히 우연에 좌우되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기술적인 능력이 부수적인 면에서도 도박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도박에 내재하는 본질적인 승율에 있어서는 우연적 확율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가격은 순전히 우연에 의해 결정될까? 그렇지 않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에 따라 좌우된다.

암호화폐 거래행위가 과연 투자냐 투기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투기와 투자의 구분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다. 인간 판단은 온전히 객관적이지 못하고 언제나 주관적이다. 더구나 특정 자산의 가치는 현재의 정보뿐만 아니라 미래의 정보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어느 누구도 100% 확실한 판단에 따라 자산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주관적인 확신이 전문가적인 판단으로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면 투자이고 영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면 투기가 될 것이다.

암호화폐의 경우에는 누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가? 규제 당국일까? 아니면 암호화폐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학자일까?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투자자일까?

암호화폐는 새롭게 대두된 자산이다. 당연히 그 가치 판단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위험에 따른 기대수익은 엄청나다. 위험과 수익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투자가 될 것이다.  

김상조 "가상화폐가 도박? 내로남불..거래소 불법은 조사중" | Daum 뉴스

◇ 김현정> 위원장님도 도박이라고 보세요? 법무부장관은 도박이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 김상조> 경제학자 입장에서 사실은 투자와 투기는 거의 구분하지 못 하는 게 경제학자의 입장입니다. ◇ 김현정> 수수께끼 같은 말씀을... 그러면 투자와 투기는 구분 못 한다, 경계는 애매하다. ◆ 김상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 그런 정도의 차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건 딱 도박이다라고 이렇게 못 박을 상황은 아니고, 적절하게 규제해야 한다’ 이쪽이시군요. ◆ 김상조>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경제활동을 금지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그렇게 합리적인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일정 수준을 놓고. 특히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어떤 제재가 따라야 되겠죠. ◇ 김현정> 분명히 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조사를 하고 계시고 눈에 보이는 곳들도 있고요, 문제점이.

 법무부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보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암호화폐의 가격 등락이 심하다고 해서 도박으로 보는 것은 근거가 될 수 없다.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본다면 사행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법적 해석이 바뀔 것이다. 

결국 법무부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규정한 것은 법적인 태도라기보다는 언론에 대한 "수사적인 멘트"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법무부가 고려하고 있는 규제안을 보더라도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소비자의 행위를 처벌하려는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 주로 거래소를 단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박장 출입자는 놔두고 도박장 개설자만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법무부 스스로도 법적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